사이버 모욕죄가 과연 필요할까.

 모두가 알다시피 국민적 탤런트 최진실씨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뒤, 한나라당에서는 소위 '최진실법'이라고 불리는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기들 좋으라고 만드는 법안에 온 국민이 사랑했던 고인의 이름을 붙이는 몰상식적인 행위는 차치하고서라도, 이게 과연 효과는 있는 것일까. 내가 생각한 결론은 'NO'이다. 어떤 파급효과를 낼지는 모르겠지만 그네들이 '주장'(그들이 속으로 하는 생각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하는 효과는 1g도 이루지 못하리라고 본다.

 '사이버 모욕죄'를 통해서 악플을 다는 사람들을 처벌함으로 유명인, 혹은 일반인일지라도 악플로부터 보호해준다. 이것이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려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이런 이론만 들어보면 꼭 필요한 법안 같다. 안좋은 소식들이 줄을 잇는 요새는 더욱이 그렇다.

 여기서 일단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무엇이 악플인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비판(혹은 비난하는)내용의 댓글을 달았다고 가정하자. 누군가는 그 외침에 크게 깨달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무시하고 지나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상처받을 수도 있다.

 같은 댓글인데 그에 반응하는 '피해자'의 행동은 완연히 달랐다. 예의 첫번째 사람은 건전한 비판으로 받아들였고, 둘째 사람은 무시해버렸다. 그렇다면 과연 저 댓글은 악플일까, 아닐까. 받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모로 다르게 볼 수 있는 댓글을 어떻게 처벌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예전에도 사이버 모욕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었고, 100분토론에도 한 차례 나온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악플의 기준이 모호하며,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반대측 주장을 달리 깨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사이버 모욕죄의 강도에 따라서 효과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통에 아주 멋진 글을 하나 발견했다. 아, 글이라기 보다는 인터뷰다. 인터뷰어는 진중권 교수.

 진중권"전여옥 역겹다, 최진실법 걸리나?"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나하나 써 놨다. 물론 좀 심하게 정치적으로 몰아간 감이 없지 않지만 말이다. 특히나 말미에 나오는 이야기가 가장 공감됐다. "악플의 처벌은 자율적으로 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해 그것을 실행시키는데 쓸데없는 정력을 소모하느니 그냥 캠페인이나 했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한 캠페인은 두개다. 하나는 물론 '악플을 달지 말자'는 캠페인이다. 효과가 미미할 건 뻔하지만 어쨌거나 저것이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본다.

 나머지 하나는, 의외로 악플을 당하는 '피해자'들에게 하는 캠페인이다. 캠페인은 간단하다. '악플러는 병신이니 무시하시오.' 정도? 개인적인 생각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날 욕하든 말든 별로 신경쓰지 않는 타입인데, 아무래도 사람에 따라 다르니 그것이 상당한 상처가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악플은 그냥 몇몇 개들이 짖어대는것에 불과하니 그냥 무시하라고. 개가 짖으면 순간적으로 시끄럽긴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다.

 악플은 어차피 뿌리 뽑을 수 없다. 사이버 모욕죄가 신설된다고 하더라도, 수가 약간 줄진 몰라도 법망을 교묘히 피한 악플은 생기기 마련이다. 사이버 모욕죄가 매우 강하게 자리잡는다면, 인터넷에 의견개진이 없어지는 최악의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그냥 악플을 뿌리뽑겠다고 인터넷 환경 다 불태우지 말고 모두가 악플에 어느정도의 내성을 가지는 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by 이터리얼 | 2008/10/07 21:35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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