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건 임태훈뿐

 어제 경기에서 임태훈이 난조를 보였지만(오늘은 오승환이 신나게 털리고 있다), 솔직히 한 경기만 가지고 판단하는 건 무리다. 역시나 임태훈의 최근 성적은 그닥 좋지 못했지만, 류현진, 봉중근, 김광현의 좌완 트리오 역시 최근 경기들은 죽을 쒔다. 송승준도 딱히 잘하진 않았다. 정대현도 소속팀에서도 마무리에서 밀리며 셋업맨 역할로 보직이 변경될 만큼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다.

 과연 임태훈이 여기서 떨어져야 하는 이유는? 없다. 아무리 봐도 윤석민>>임태훈인건 맞고, 나 역시 대표팀 발표 난 이후에 "임태훈이 왠말이냐"며 김경문 감독을 "깠"던 사람들 중에 포함되고, 지금도 윤석민이 뽑히고 임태훈이 탈락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미 뽑혔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그냥 임태훈이 가서 잘해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솔직히 감독(혹은 위원회)의 의중을 전혀 모르겠다. 애초에 이럴 거였으면 윤석민을 뽑았으면 해결 될 문제였고, 중간에 바꾸려면 부상이라던가 뭔가 확연한 이유가 필요했다. 컨디션 난조? 혹사? 오승환은 최근 몇년을 혹사당했다. 이대호, 이승엽은 최근까지 컨디션이 영 꽝이었다. 박진만은 타격에서 신인시절로 회귀하며 개판이 되었다. 임태훈의 탈락 이유가 컨디션 난조와 혹사였다면, 왜 이들은 그냥 데리고 가는가.

 임태훈을 떨어뜨리고 윤석민으로 대체하는 순간, 감독 및 KBO는 윤석민>>임태훈이지만, 임태훈 병역면제 시켜줄려고 데려가려고 했었다(혹은 다른 이유에서든)을 인정하는 꼴 밖에는 안된다. 이 일련의 '사태'에서 피해를 본 건 임태훈 하나다.

 분명히 생각지도 못했을 올림픽 대표 발탁에 기뻐했고, 의욕에 불타있었을 어린 선수가, 별다른 이유 없이 떨어져 버렸으니, 그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리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처음부터 뽑히지 않았다면, 이런 충격도 없었을텐데 말이다. 생각지도 못한 대표팀 발탁돼서 잔뜩 까이고, 까인 만큼 실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올림픽에도 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보다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아무쪼록 어린 선수인 임태훈이 이런 일련의 충격적인 사건으로부터 극복해 다시 뛰어난 투구를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by 이터리얼 | 2008/08/05 21:33 | 야구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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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Stella et .. at 2008/08/10 04:04

제목 : 팬들이 요구해야 할 것은
윤석민, 임태훈 대신 야구대표팀 발탁결국 임태훈 선수를 윤석민 선수로 교체했군요.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분명히 객관적으로 본다면 윤석민 선수가 임태훈 선수보다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야구팬들의 행동입니다. 임태훈 선수 발탁 후 들려온 싸이 테러, 그리고 임태훈 선수의 부진, 그리고 두산이 연패...결과적으로 김경문 감독, 두산, 그리고 임태훈 선수 모두에게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more

Commented by 스카이 at 2008/08/05 22:05
임태훈만 불쌍하게 되긴 했지만... 이승엽은 네덜란드 전, 이대호는 올스타 전에서 타격감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고.. 김광현과 류현진도 올스타전과 오늘 쿠바전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줬지요. 박진만은 뭐...; 수비 때문..이라고 하기엔 타격감이 너무 부진하긴 하지요.

임태훈은 예선 때도 막판에 엔트리 교체되었는데.. 이런 일에 너무 흔들리지말고 잘 추스려서 좋은 모습 계속 보여주면 좋겠어요.
Commented by 이터리얼 at 2008/08/06 12:53
다른 선수 예를 든 것은 임태훈을 자르기엔 명분이 너무나도 부족했다고 생각했기에 든 거에요.ㅎㅎ 선수 구성을 모두가 만족하게 할 순 없지만, 어쨌든 감독으로서 소신있게 선택했으면 밀고 나가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ㅎ
Commented by 새벽두시 at 2008/08/06 01:34
제 생각하고 똑같네요 ^^;;
저도 첨에 윤석민이 탈락했을때 좀 의야했었고.. 납득이 안갔지만..
뽑힌 선수들이 잘해주길 바랐는데..
뜬금없이 부진으로 교체라니.. 모양세가 좀 그렇습니다.
그렇게 비난하고 욕을 먹을때는 꿎꿎하게 밀어붙이다가..;; 코앞인데 이제사 교체라니..
임태훈만 좀 그렇게 되버렸네요..
Commented by 이터리얼 at 2008/08/06 12:54
확실히 임태훈만 불쌍하죠;; 자기 의사와는 관계없이 사람들이 자기를 들었다 놨다 하는데 누가 좋겠습니까.. 훌훌 털고 일어나기를 바랄 뿐이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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