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모든 걸 떠나서 기록만 보면 윤석민>오승환>=최형우 정도라고 생각한다. 오승환이 50세이브라도 했으면 동급, 최소한 48세이브를 해서 신기록이라도 세웠으면 경합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최다세이브 타이 정도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모두 석권한 투수를 이기긴 힘들다. 블론세이브가 0개라면 모를까, 그것도 하나 있어서 좀 흠집이 가는 것도 사실. 오승환 입장에서는 선발투수>마무리투수의 보편적인 가치가 억울할 수 있겠지만, 나는 저 가치가 맞다고 생각한다.
1. 윤석민이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했음에도 '임팩트'가 부족하다며 깎아내리려는 경향이 많이 보인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하다. 17승이나 했지만 전구단 상대 승리도 못했고, 06년부터 (07년 제외) 투수 골글을 놓친 적이 없는 류현진/김광현이 둘 다 고인된 덕에 무혈입성 했다는 평가가 틀린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운이 좋았건 관리를 받았건 뛰어난 기록을 세운 것만은 사실이고, 이를 MVP를 통해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2. 오승환(자의건 구단의 의견이건)의 자진하차 발언은 잘못된 이야기이다. MVP는 그야말로 '해당 시즌 가장 뛰어났던 선수'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오승환이 최형우를 밀어줄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말이 안된다. 또한, 오승환이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선수의 가치를 산정하는데 선수 본인의 의견이 들어가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MVP 수상자가 설령 수상을 거부한다고 쳐도, 차점자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수상하지 않은 MVP'로 남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결정을 이해한다. MVP나 골글 투표하는 사람들부터가 기록이나 이런거 신경 안쓰고 인기투표라고 생각하는 듯 하고, 또 어처구니없게도 '수상자 팀별 분배'를 생각하는 투표 따위를 한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늘 있어왔던 이야기니까. 황당한 결정을 한 오승환 역시 비난받아 마땅하겠지만, 그 전에 매년 이런 상황을 발생시킨 기자단한테 '정신차리고 투표해라!'고 말해줘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4. 곁다리로, 신인왕은 배영섭이 확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임찬규는 뭐, 2점대 평균자책점일 때는 그나마 경쟁이라도 됐는데 안 보는 새에 성적이 처참하기 그지없어졌네. 박희수가 신인왕 자격이 있다는 말도 있던데, 그나마 경합이라도 하려면 박희수가 유일한 것 같다. 아쉽게 3할/규정타석은 실패했지만 100안타-30도루를 했으면 신인왕 자격은 충분히 넘치는 배영섭이다.
p.s. 하도 윤석민 4관왕, 4관왕 이러는데, 투수한테 승률이 뭐 그리 대단한 기록이라고 20년만의 4관왕이라면서 추켜세우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겠지만, 소위 '트리플 크라운'이라 불리는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제외하고 선발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기록이라면 이닝수라고 생각한다. 윤석민은 올해 최고의 투수였고, 또 충분히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임에는 분명하지만, '20년만의 4관왕' 이러면서 마치 선동렬이 살아 돌아온양 후빨 해대는 기사들을 보니까 짜증난다.




덧글
파군성 2011/11/04 19:25 # 답글
2. 솔직히 최형우 vs 오뎅이면 개인적으로 오뎅이라고 보는지라 X같은 기자들 보면서 한 생각이면차라리 오뎅 단일화가... 라는 생각이 들고
[최소한 최형우는 외야 골글이라도 따논 당상이지 이러다가 투수 골글-므브프 죄다 윤석민이 먹으면(먹을 성적이기도 하고-_-;) 오뎅은...]
4. 곁다리로 저도 배영섭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임찬규가 경쟁자로 오르는건 성적말고도 '고졸 1년차 신인' 이라는게 좀 있죠
후반기 방어율 폭증이 9승 채우고 양아승 소리때문에 선발하려다가 말아먹은거라.
[단 두경기만에 3점 후반 - 4점 초반 폭발] 어느정도 변명거린 되지 않나 싶고
헬지가 혹시나 기적이 일어나서 가을에 야구했다면 경쟁은 해볼법 했다고 봅니다 [물론 거기서 잘해주고/배영섭은 KS서 말아먹어야(...)]
박희수는 성적은 비교가 안되는데 (포시에서 해준것도 있고) 83년생이라 신인...이라고 보긴 살짝 그런느낌.
1.3.ps는 공감. 근데 선동열 살아는 있습니당
이터리얼 2011/11/05 01:24 #
오승환은 운이 없다고 봐야죠. KBO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투수 성적이라고 봐도 될 성적을 거뒀지만, 하필 같은 해에 트리플 크라운을 거머쥔 선발투수가 있었으니까요. 작년 김광현 같은 경우를 보면 올해 윤석민보다고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괴물 2명 때문에 수상은 커녕 류현진에 가려서 실력을 인정받지도 못했던 것처럼 그냥 운이 없었을 뿐입니다.
닥슈나이더 2011/11/04 23:11 # 답글
올해 쵝오의 격전은.... 골글의 유격수....성적으로는 이대수인데....
상수주면... 기자들 개객기........
그런데.. 또 배분한다고... 선빈 어린이가 받아도... 문제가 많고.....
뭐.... 이대수가 골글 받긴 하겠죠...
이터리얼 2011/11/05 01:27 #
이대수가 잘 모르게 3할을 쳐버려서 묻힐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3할 유격수인데 골든글러브 주겠죠. 만약 김상수 준다면 한국시리즈 버프인데, 그러면 그냥 ㅄ 인증인거겠죠.
Arc 2011/11/05 00:13 # 삭제 답글
다승 탈삼진은 그다지 쓸모가 없죠.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이 안 터지면 승리는 안 나오고 아무리 못 던져도 타자들이 상대투수를 더 심하게 무너뜨리면 승리는 나오고.
탈삼진으로 아웃잡건 땅볼로 아웃잡건 플라이볼로 아웃잡건 아웃카운트는 한갭니다. 뭐 탈삼진은 진루가능성을 원천봉쇄 한다는 점이 있긴 하지만 대신 병살유도가 안되고...
복잡한 세이버 스탯을 제외하고 간단하게 볼수 있는것중 중요한거라면 평균자책점, 경기당 소화이닝, 이닝당 출루허용률 세개를 꼽겠네요.
이터리얼 2011/11/05 01:40 #
승수가 10승 언저리면 운빨 일 수 있지만, 15승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실력으로 봐줘야 한다고 봅니다. 분명히 못 던지고 이기는 경기가 있긴 하지만, 그런 운빨만으로 15승 이상 기록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탈삼진은 투수, 특히 '선발투수'를 평가하는 지표와는 관계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투수의 포스를 보여주는 기록이라서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땅볼로 아웃되면 '공을 칠 수는 있다'는 느낌을, 헛스윙 삼진되면 '공을 건드리지도 못한다'는 느낌을 주니까요.
사실 젤 중요한건 말씀하신 WHIP인거 같고, 저는 개인적으로 총 이닝>경기당 이닝이라고 봅니다. 한번에 길게 가는 것도 선발투수의 미덕이지만, 로테이션 안 거르고 꾸준히 출장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나올 때마다 완투하지만 시즌 반 밖에 못 뛰는 선수보다는 나올 때 6이닝 이상 못던지지만 로테이션 안 거르고 풀타임 뛰는 선수가 더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아함 2011/11/05 04:54 # 삭제
탈삼진이 쓸모가 없다니 세이버 보시는 분 맞나요?세이버쟁이일수록 투수 능력을 보는데 따지는게 탈삼진인데.
다승이 쓸모 없다고 치면 사실 냉정하게 타율이랑 타점도 제껴주는게 상식이죠.
ㅇㄴㅇ 2011/11/05 11:06 # 삭제
세이버쟁이라고 무조건 탈삼진을 높게 평가하지는 않음. 그리고 다승은 투수 능력과 거의 무관한 지표니까. 타점 타율과는 입장이 다름. 잘못된 상식을 가지신듯
아함 2011/11/06 04:41 # 삭제
뭔소리인가 싶네요. 세이버쟁이라고 탈삼진의 중요도를 다르게 평가할 수 있지만 쓸모없다는 건 얼치기 세이버쟁이라는걸 인증하는 거고 그중 요도가 낮다는 것도 본인이 진짜 세이버쟁이인지 다시 생각해봐야햡니다. 미국 세이버쟁이들 유명 세이버들만 봐도 탈삼진을 토대로 한 얼마나 많은 수치들이 널려있는데 하는 말입니까. 뜬공비율, 땅볼비율, 파크팩터, 팀별 수비능력을 모두 무시하고 투수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게 탈삼진이고 일부 골수 세이버들에게네는 어쩌면 whip보다는 선발 투수능력 평가하는데 중요하다고까지 나오는게 탈삼진입니다. 그리고 절대 다수 투수에게는 맞춰잡는 능력이란 허구라고 주장하는게 세이버쟁이고 아주 극소소의 투수에게만 그 능력이 있는지 논란이며 그것이 예상할 수 없는 상황과 수비진을 고려했을 때 탈삼진보다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하는게 세이버쟁이입니다. 또한 탈삼진 투수일수록 오히려 이닝당 투구수가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는게 세이버쟁이이구요. 그리고 탈삼진 안 좋으면서 다른 성적이 유독 좋아도 그것이 오래간 경우가 없다는 걸 인증한 것이 세이버구요.타점이야말로 거의 승수 취급하는게 세이버인데. 본인의 능력과 무관하는게 입증되었으니깐요. 득타율도 무시하는 추세인데. 무슨 타점이 입장이 다릅니까. 승수랑 완전 같습니다. 본인의 능력보다는 자팀의 타선 능력, 자신의 타순에 더 달린게 타점인데. 본인이 잘하면 운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승수랑 똑같다고 치는게 타점입니다.
타율이야 그렇다고 쳐도 출루율 ops 기타등등에게 밀리는게 추세고
진짜 얼치기 세이버들 많네요.
정말 탈삼진 이해가 어려우면 류현진선수를 생각해보세요. 올해 후반기에는 그나마 나아졌지만 내야 수비진 붕괴수준에다가 1.5군으로 평가받는 야수들을 데리고 탈삼진 투수가 아니라 맞춰잡는 선수였으면 기본기 탑수준인 sk에서 뛰는 김광현선수를 제치고 이런 투수로 평가받았을지. 게다가 이닝도 비효율적이라고 평가받으니 이닝도 줄테고
Dead_Man 2011/11/05 10:28 # 답글
오승환보다 비율 더 좋았고 이닝도 많이 먹은 09유동훈도 엠비피 후보에도 못올라갔음.. 1이닝만 던지고 터프세이브 상황에서 등판도 적게하고 관리란 관리를 다받은 오승환이 무슨; 그리고 전구단 상대 승리며 표적등판은 류현진 김광현도 MVP탈때 못해본건데 이상하게 윤석민한테만 임팩트 따지네요. 그리고 박희수 심동섭은 신인왕 후보에서 제외됐습니다.
ㅇㄴㅇ 2011/11/05 11:18 # 삭제
그래봤자 유동훈이 마무리로 뛴 이닝은 결국 후반기 30이닝 중반 정도에 불과. 그쪽 지방 팬이신 거같은데, 올해 윤석민 로테는 5일 이하 로테는 거의 없고 대부분 6일 7일 이상 로테에 롯데는 거르는 식이었는데, 그런 선수 비호하면서 오승환 관리받았다고 욕하는 건 참 졸렬하지 않음?
Dead_Man 2011/11/05 12:09 #
마무리가 중요한게 아니라 이닝소화력에서 오승환은 밀렷고 그리고 기아는 초기에 6선발 돌려서 로테가 길어진건데 무슨; 류현진 김광현도 전구단 승리 안했는데 유독 윤석민한테만 기준이 엄격하죠? ㅋㅋㅋ
Dead_Man 2011/11/05 12:11 #
그리고 피한다는 롯데 상대전적 10승6패 방어율이 2점대
Dead_Man 2011/11/05 12:13 #
그리고 오승환 앞에 안지만 이런 선수들이 받쳐줬던 삼성이랑 유동훈 혼자서 2이닝 이상 막은 적도 많은 기아랑 비교하면 좀 그렇지 않음? 오승환이 2이닝씩 계속 나왔으면 지금 성적 찍기는 힘들거라고 봅니다만.
이터리얼 2011/11/05 12:19 #
09 유동훈이 11 오승환보다 무슨 비율이 더 좋았죠? 평균자책점? 평균자책점이 불펜투수 평가에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실테고, 정작 중요하다고 할 만한 WHIP(오 0.67, 유 0.74), 피안타율(오 .140, 유 0.159), K/BB(오 6.91, 유 2.92) 전부 오승환이 앞섭니다. 09 유동훈이 앞서는 건 승계주자 실점율 하나인데, 이건 11 오승환이 받은 승계주자가 6명 뿐이라 비교가 힘들죠(물론 이것때문에 관리받았다고 하신다면 그건 인정합니다)그리고 결정적으로 유동훈은 타이틀이 0개였고, 오승환은 세이브 타이틀을 따냈습니다. 09 유동훈과 11 오승환의 성적이 비슷한데 왜 유동훈은 후보도 못들고 오승환은 강력한 MVP 후보냐고 하시는 것 같은데, 그 논리라면 11 윤석민과 비교해서 WHIP 빼고 전부 앞서는 10 김광현은 MVP 투표 3등에 골글도 못받았으니 윤석민도 MVP 자격 없겠네요.
그리고 제가 언제 '윤석민은 임팩트 없으니까 MVP 주면 안된다'고 주장이라도 했습니까? 제가 주장하려는 바는 '임팩트가 있든 없든 트리플 크라운 한 건 사실이고 그러니까 MVP 줘야 된다'인데, 여기에 왜 임팩트 따지냐고 징징대면 제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