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02일
'삼손' 이상훈
나는 1995년 LG Twins 어린이 회원이 된 이후로, 여태까지 LG팬이다. 뭐 요새 LG는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현 감독의 명언을 잘 실행하고 있지만 말이다. 뭐 작년에 꼴찌한 이후로 성적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달관한 지라 맨날 10점씩 내주며 쳐발려도 크게 화나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내가 고등학생이 되던 2004년, 순식간에 야구를 끊었다. 사실 중학생이던 2001~2003년도부터 슬슬 관심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끊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두 명의 이적이었다. 김재현, 이상훈. 내가 LG팬이 된 이후로 투,타에서 가장 좋아했던 선수들이었으니 말이다.
뭐 이순철이고 어윤태고 나는 모른다. 그 때 나는 중학생이었으니까. 당시엔 인터넷이 이렇게까지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각서파동이고 기타고 들은 바가 없었다. 어쨌거나 내가 가장 좋아하던 김재현, 이상훈은 더 이상 LG의 유니폼을 입지 않았고, 나는 자연스럽게 야구를 안 보게 되었다.
요새 이상훈에 대한 박동희 기자의 칼럼을 읽게 되었고, 이제야 슬슬 이상훈이라는 인물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해했다기 보다는, 그의 바보스러울 정도의 LG에 대한 사랑에 안타까운 마음이었달까. 그가 '야구를 그만 둔 것은 후회하지 않지만 LG유니폼을 입고 은퇴하지 않을 것을 후회한다'고 한 것이 특히 그랬다.
솔직히 그간 LG프론트가 그한테 한 짓을 생각해보면 LG라면 학을 뗄 법도 한데, 그럼에도 '나는 LG팬'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그를 보면서 단지 김재현, 이상훈이 나갔다고 야구를 안 본 내가 약간은 부끄러웠달까.
누군가는 박동희 기자가 이순철을 옹호하는 입장이라고 까기도 하지만, 그의 의도가 어쨌든, 그가 뭘 생각하고 기사를 썼던지간에 나는 그저 이상훈의 인터뷰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을 뿐이다.
어딘가에서(아마 네이버였을 것이다) 본 댓글이었는데, 'LG는 이상훈이 잠실구장에 와서 시구라도 하지 않는 한 다시는 우승을 하지 못할것이다'라고. 보스턴에 밤비노의 저주가 있었듯이 말이다. 말이 저주지만 어쨌거나 언젠가는 시구일지라도 잠실 야구장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는 그의 모습이 보고싶다.
# by | 2009/06/02 21:12 | 야구 | 트랙백(1) | 덧글(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제목 : 진심으로 미워했다 - 야생마 이상훈
어려서부터 나는 야구 보는 것을 좋아했다. 많은 일에 쉽게 실증을 내곤 했지만, 야구를 보는 것만은 달랐다. 개인적으로, 특정한 분야에 대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질리지 않는 것도 일종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나는 야구 관람에 대해서는 타고난 재능이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대신 제대로 야구를 볼 수 없을 때는,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운 부작용도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우천 취소와 정규방송을 위한 중계 중단이었다. 토요일 오후......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