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이름은 영화를 좋아한다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다. 대작을 많이 만들었다거나, 만인의 기억에 남을 영화를 만든 감독은 아니지만, 데뷔작인 '저수지의 개들'때부터 그만의 독특한 색깔이 녹아있는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새로 들고나온 영화, '데쓰 프루프'(물론 개봉한지 시간은 꽤 많이 지났다.). 내가 본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는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킬빌 vol1,2'인데, 개인적으로 이영화들을 쵝오!라고 추켜세우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그의 영화는 재미는 있지만, 재미 그 이상을 얻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그게 내가 그의 생각을, 영화속에 그가 심어놓은 그의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잡아내지 못했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만, 내가 이해 못하는게 비단 나만의 잘못은 아닐테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타란티노의 작품을 계속해서 보게 되는 원인은, 다른건 다 차치하고서라도 재미만큼은 확실히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 데쓰 프루프는 그 재미 만끽할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마치 여성판 저수지의 개들을 생각나게 할 법한 느낌으로 시작한다. 대화의 장소가 식당->차로 변경된 것만 제외하면, 그냥 별 의미없는 대화들로 시작된다. 이 영화에 4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두 그룹이 나오는데, 뒤의 그룹역시 차+식당에서 그냥 소소한 이야기를 하며 시작한다.앞으로 내가 써 나갈 리뷰는 아마도 이 링크와 비슷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code=67887&nid=989283.
내가 영화보고서 느끼지 못했던 거를 이 리뷰를 읽고 이해한 점도 많았기 때문이다.
킬빌을 보면서 왜 최고 보스인 빌을 제외하고 그 아래 고수들은 전부 여자인가(아; 동생도 빼고)에 의구심을 가졌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아마도 그게 타란티노감독이 말하고자 하는게 아닌가 싶다. 남성우월주의의 종결.
이 영화에 나오는 대표적 마초, 스턴트맨 마이크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남성우월주의를 대표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두 여성 그룹, 첫번째는 과거의 여성상이고, 두번째는 현재의 여성상을 대표한다.
그렇게 상징되는 이유는 맨 처음에 나오는 장면(왼쪽 사진)에서, 정글 줄리아가 위의 흑백의 여인사진과 비슷한 옷차림에 자세를 하고 있는 장면. 그리고 바에서의 왠지 70년대틱한 컨츄리풍 음악과 분위기.아, 그리고 바 씬의 하이라이트, 랩댄스에서 보듯이, 여자는 단순히 남자의 성노리개(?)감이었다는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그 그룹의 최후로서 감독은 "이제 이런 여성들은 없다!"를 선언하게 된다.
그리고 두 번째 그룹이 등장하기 전 중간씬인 병원씬에서, 우리는 뭔가 어색함에 직면하게 된다. 분명이 병원은 최신식이고 여러 기계들도 있는데, 사건조사를 하러 온 사람들은 서부개척시절의 보안관이다. 이 두 세계의 공존을 통해 과거->현재로 넘어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현재로 넘어와서, 초반에 약간의 흑백 씬이 나온다. 위에 링크된 리뷰에 의하면, 이건 아직도 옛날에 살고있는 스턴트맨 마이크의 시점에서 보여진 것이기 때문라고 한다.그리고 그가 떠나자, 현재로 돌아와 칼라로 바뀐다. 그리고 이제 뒤의 상점은 편의점이고, 노래는 mp3 플레이어를 통해서 듣는, 비로소 요즘 현대의 삶과 비슷한 모습을 한다.
위의 첫 번째 그룹과 두 번째 그룹의 또다른 차이는, 위 그룹은 남자에 의지해서 살려고 하는 반면, 밑의 그룹은 자신의 능력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려고 하는 차이를 보인다. 사진의 앞에 앉은 두 사람은 스턴트우먼인데, 그들은 자동차 광이다.

그리고 스턴트맨 마이크는 이 그룹도 가지고 놀기 위해서 자신의 차 '데쓰 프루프(스턴트용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로 아무리 큰 사고에도 운전자는 죽지 않게 설계되었다.)'를 가지고 시비를 건다.
그러다가 결과적으로는 소위 '역관광'당해서 저 여성들에게 쳐맞고 끝난다. 이것이 바로 알파걸, 골드미스로 대표되는 뛰어난 여성들의 시대를 선언하는 결말이다.
뭐 사실 이렇게 거창하게 써놓긴 했지만 나도 위의 링크보기 전까지는 별로 느낌없이 그냥 뿜어져나오는 아드레날린을 즐기면서 보았을 뿐이다. 이래서 타란티노라는 감독을 천재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몇몇 사람들은 The End라는 자막이 뜰 때 황당했다라는 이야기들을 하던데, 나는 그게 왜그리 통쾌했는지 모르겠다. 처음 볼 때는 단순히 재미있었을 뿐이지만, 좋은 리뷰를 읽고 다시 보니 그의 꼼꼼함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왠지 내가 그냥 '좀 재미있네'라는 생각밖에 못했던 저수지의 개들과 펄프 픽션에서도 그의 관점이 녹아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가 자신의 생각을 좀 더 확실하게 표현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렇게 영화적 재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표현해내는 그의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개인적으로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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