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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경제

미래는 예측 가능할까? '1시간 뒤에 경부고속도로에서 전복사고가 일어난다!'라고 노스트라다무스 마냥 예언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1시간 뒤에 경부고속도로에서 전복사고가 날 확률이 5%로, 평소의 1%보다 5배가 높다.'라고 예측하는 것은 어떨까? 개인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저게 뭔 의미가 있겠냐, 정도의 시선으로 보고 있지만.

책 '내일의 경제'에서는, 주식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다루고 있다. 여태까지 그 예측들이 왜 모조리 실패했는지, 왜 그 예측이라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식 시장은 평형에 도달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이론을 중심으로 한 예측이었는데, 왜 이것이 실패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초반부를 이루며, 후반부에는 예측을 힘들게 하는 요인에 대해서 설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책을 덮고 나니, 예전에 봤던 웹툰이 떠올랐다. '가우스 전자'를 요새 연재 중인 곽백수 작가의 '트라우마'라는 만화 중 일부인데, 이 장면이 '왜 주식 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어려운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바로 '예측' 그 자체가 이미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 예측은 정확할 수 없다는 것이 주요 요지이다.

읽다 보니 결론은 '답이 없다'로 끝나는 것만 같다. 그래도 언젠가는 누군가 미래를 (어느정도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 본다.

와일드 영화

PCT를 걷는 길이 끝나고, 현실로 돌아가면 그녀에게 남은 것은 20센트 뿐이었다. 길을 떠나기 전에 그녀는 가진 것 하나 없는 웨이트리스였고, 이는 PCT를 걷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고, 떠나간 엄마가 돌아오는 것도,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변한 것은 오직 그녀 그 자신 뿐이었다.

2년 전에 책을 읽을 때도 그랬고, 영화를 볼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언젠가부터 유행이 되어버린 '힐링'이라는 단어를 이용해 이 이야기를 포장하지만,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오히려 상처를 입는 느낌이었다. 내가 처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오롯이 내 탓만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고 안주하는 마음가짐이 정당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녀의 삶이 오히려 비수가 되어 꽂히는 느낌이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힐링'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부스터'가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이 영화를 봤다고 해서 내 삶이 갑자기 나아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자극들이 조금씩 쌓이다보면, 어느새 나 자신과 내 삶도 바뀌어 있겠지. 어느 날 삶을 돌아봤을 때, '이 영화가 내 삶을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회상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

국제시장 영화

영화 '국제시장'을 봤다. 다소 정치적인 이유로 이슈가 되고 있었기에, 약간은 긴장? 기대?를 하면서 봤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이토록 1차원적인 영화가 왜 이슈가 되고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어졌다.

영화는 간단하다. 감독이 '웃어라' 하면 웃으면 되고, '울어라' 하면 울면 된다. 지나치게 드라마틱한 주인공의 삶이나, 꽁트 수준의 간단한 유머에서는 웃음을, 마지막에 나오는 신파에서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물론 나는 후반부의 '이래도 안 울거야? 이래도????' 라는 식의 신파가 짜증나긴 했지만.

이산가족도 할아버지 세대의 일이고, 산업화의 역군도 아버지 세대의 일인 나로서는, 그들의 슬픔을 공감하기는 다소 힘들었다. 그렇다고 그 시절을 겪어보지도 않은 나 같은 사람이 그 시절의 애환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만큼 잘 짜여진 영화도 아니었다. 내가 그 시절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어느정도의 감동은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이 들 뿐이다.

p.s. 후반부에 미국으로 입양된 막순이가 '여기는 운동장이 아니야'를 기억하는 것을 보면서, 슬프거나 감동적이기 보다는 실소가 먼저 나왔다. 쓰랄의 '카아! 빈 모크 타자크 차!'가 생각나기도 해서 더 웃겼던 듯.


호빗: 다섯 군대 전투 영화

파라미르: "그렇다면 아버님께서는 우리의 입장이 바뀌었더라면 좋았겠다고 바라시는 건가요?"
데네소르: "그래, 진정으로 그랬더라면 하고 바라고 있다"
-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중 -

'왕의 귀환' 소설에 나오는 위 대사처럼, 나는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 두 영화의 입장이 바뀌어, 2003년에 본 영화가 그 시절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호빗: 다섯 군대 전투'이고, 지난 달에 본 영화가 현대의 기술로 촬영한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기를.

'호빗' 3부작이 나빴던 것도, 마지막 영화가 중간계 영화의 대단원을 장식하기에 부족했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왕의 귀환'에 비해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을 뿐. 언제낙 반지의 제왕을 다시 한 번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안녕, 다이어리

2007년 겨울이었나, 다이어리를 사고 싶어서 서점에 갔다. 스케쥴을 관리하고 싶었을까, 아무도 읽을 일 없는 일기를 쓰고 싶었을까. 아니면 그저 유행따라 다이어리 하나를 들고다니고 싶었을까. 7년이 지난 지금 그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다이어리를 하나 샀다.

까만 겉면의 특징 없는 다이어리도, 너무 화려한 색의 다이어리도 싫었는데, 딱 괜찮아 보이는 다이어리가 있었다. 하늘색의 배경에 뉴스가 쓰여 있었다.

그 후 7년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대학교도 졸업하고, 대학원도 다녔고, 회사도 들어왔다. 외국도 여러번 갔었다. 6개월 정도 교환학생 갔던 적도 있었고. 그렇게 자주 쓰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함께 했었다.

사실 사진처럼 헤진 지 꽤 오래되었는데, 이 다이어리만큼 맘에 드는 다이어리가 없어서 항상 속지만 샀었다. 이제는 크기도 너무 크고, 쓸만큼 쓴 것 같으니 헤어질 시간이 된 것 같다.

안녕, 다이어리. 내 삶은 여전히 지속될 거고, 내년부터는 다른 다이어리가 함께 하겠지만, 그래도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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