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03일
Yes!
'마스크'를 통해 코미디 영화의 본좌로 자리잡은 짐 캐리가, 최근 영화들을 살펴보면 그닥 좋은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은 않다. 나는 그럭저럭 재밌게 봤던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같이 혹평을 받은 영화도 있었고, '이터널 선샤인'처럼 좋은 영화이나 전혀 웃음기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슬슬 짐 캐리식 개그코드가 유치해지면서 대세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평이 있었고, 이 영화 역시 그런 평가를 벗어나기는 힘들었다. 오히려 짐 캐리가 얼굴을 비틀며 코믹스런 표정을 짓는 것이 약간 부담스럽게 느껴졌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이 영화는 식상한 '짐 캐리'식 코미디 영화로 치부하기에는 좀 아까운 면이 있다. 일단 영화를 관통하는 철학이 있다. 영화처럼 닥치고 모든 질문에 Yes라고 대답한다면 모든 것이 당연히 망가지겠지만, 우리는(특히 나는) 애매한 것에 대해서 일단 부정하고 보는 습관이 있다.
영화 초반부의 짐 캐리처럼, 별일 없음에도 바쁜 척 하며, 별로 내키지 않는 자리는 일부러 피하고 도망다니기 바쁘다. '놀러 갈래?' 라고 친구가 물으면, 일단 '생각해 보고'라는 답변이 먼저 나오며, 처음 해 보는 일을 할 때는 나서서 하기보다는 한 발 물러나서 지켜보는 입장이 되고 한다.
어디서 들었는지 모를 이야기지만, '시도해보기 전에는 할 수 있는 일인지 없는 일인지 알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일이 그것이 아닌가 싶다. '비행기 운전 법을 배워볼래?'라는 질문에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대답보다는, '까짓거 하지 뭐'라는 대답이 좀 더 자신을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웃겼던 장면은 신부파티 계획하러 간 짐 캐리가 한국어로 한국인과 대화하는 장면. 미드 '로스트'에 나오는 '페이퍼타월이여기있네'로 시작하는 신 만큼은 아니지만 왠지 외국인이 한국어를 말 할 수 있다는게 좀 재미있었다. 아쉽게도 짐 캐리의 코믹 연기는 여전했지만 더 이상 빵빵 터지진 않았다. 하지만 어쩐지 다른 곳에서 계속 웃음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이 영화의 또 다른 장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p.s 영화에 나오는 여주인공. 주이 디샤넬. 스쿠터 탄 여자를 보자마자 '트릴리언!'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참 예쁘게 나와서 좋았는데, '예스맨'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가웠다. 그리고 그 재미있는 노래들도. 잘 몰랐었는데 앨범도 냈었더군. 어쩐지 배우치고는 노래를 잘한다 싶더랬다.
# by | 2009/11/03 22:15 | 영화 | 트랙백 | 덧글(0)



옆 사진은 물을 분출할 때의 모습인데, 대략 10m정도 된다고 한다. 상당히 인상깊은 장면임엔 분명했지만 어쨌거나 인공이라는 생각은 떨칠 수가 없었다.(물이 분출되기 전에 직원이 와서 어떤 화학물을 넣으면, 물의 분출이 시작된다.)



작년 Wall-E로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온 픽사가 다시금 신작을 냈다. 제목은 '업(UP)'. 제목만 들어서는 어떤 영화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